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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요새·비운의 성, 길하레셋(사 16장)

2023년 09월 이문범 교수 (사랑누리교회, 총신대학원 성지연구소)

모압의 수도, 길하레셋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고대 왕의 대로를 따라 129km를 달리면 카락이라 불리는 길하레셋에 도착한다. 둘레가 2.8km 정도인 산성의 북쪽에 만들어진 이 요새는 ‘질그릇의 성벽’이라는 뜻에 어울리지 않게 강력하다. 이곳은 십자군과 이슬람 군대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1880년에는 기독교 거주민과 이슬람 주민의 갈등 때문에 그리스도인을 강제 이주시켰던 분쟁 지역이다.

모압의 신은 그모스였기에 모압의 수도 길하레셋은 ‘그모스의 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길하레셋은 길헤레스, 모압의 길 혹은 기르(Kir)로 불린다. 길하레셋은 모압의 남쪽 경계인 세렛강과 북쪽 경계인 아르논강 중간에 위치한 중요한 거점 도시다.


다윗의 외가, 모압

모압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딸이 아버지의 씨를 받아 낳은 자손이 만든 국가다. 출애굽 때 여호와께서 모압을 침범하지 말라고 해서 이스라엘은 모압을 우회해 먼 길로 가야만 했다. 그런데도 모압 왕 발락은 선지자 발람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다 실패하고, 발람의 꾀를 사용해 이스라엘을 타락하게 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 사람 2만 4천 명이 죽었다. 그 후 모압 왕 에글론은 여리고를 침략해 18년간 이스라엘을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룻기를 보면,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이 모압에 가서 살 정도로 모압과 유다는 우호적인 관계였다. 이후 다윗은 모압이 증조모 룻의 국가였기에 사울을 피해 모압에 머물렀고, 연로한 부모를 모압 왕에게 맡기기도 했다. 그러나 다윗이 왕이 돼 모압인 다수를 살해한 것으로 미뤄 볼 때, 모압과의 사이가 틀어지고, 그의 부모도 모살당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모압 왕 메사의 인신 제사

길하레셋이 가장 인상 깊게 새겨진 사건은 모압 왕 메사 사건이다. 모압 왕 메사는 길르앗을 침략해 느보산까지 진군한 후 7천 명을 그모스에게 바쳤다. 이에 분노한 이스라엘 여호람왕은 유다 여호사밧과 동맹해 남쪽 세렛 시내 쪽 에돔 광야 길로 향했다. 모압은 건기에 세렛 시내의 물이 햇살에 비춘 광경을 연합군의 피로 착각하고, 안전한 고지대에서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격을 당해 길하레셋까지 후퇴했다.

길하레셋은 ‘천혜의 요새’여서 쉽게 함락되지는 않았지만 다급한 모압 왕은 왕이 될 세자까지 성 위에서 그모스에게 번제로 불태웠다. 그 후 메사는 길하레셋에서 자신의 연합군을 모아 서쪽 골짜기로 내려가 사해를 건너 유다로 진군했다. 이는 과거 나오미 가족이 넘어왔고, 나오미와 롯이 건너갔던 경로였다.


깨지기 쉬운 모압의 도시

길하레셋은 이름대로 깨지기 쉬운 성이었다. 모압 왕 발락은 질투에 마음이 깨져 같은 동족 이스라엘을 저주했고, 다윗의 부모님을 모살했으며, 메사는 자기 자녀까지 불태우는 악랄함을 보였다. 텅 빈 폐허의 성을 보며 타협의 명수였던 모압도 이사야와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그 생명이 길지 않았음을 보게 된다.


Vol.130 202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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