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예쁘게 찍는 법
핸드폰을 45도 위로 든다. 눈을 위로 치켜뜬다. 얼굴 이 갸름해 보이도록 한 손으로 볼을 가린다. 핸드폰 든 팔을 최대한 길게 뺀다. 피부를 하얗게 보정하는 셀카 어플은 필수! 준비~ 완료. 김치~ 치즈~ 스마일~ 찰칵! 고도의 촬영 테크닉과 무한 후보정으로 다시 태어난 나! 이렇게 찍은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을 올리면~ 후훗! 프사기(프로필 사진 사기), 셀기꾼(셀카 사기꾼)이라 불려도 좋다. SNS를 통해 지구마을 모든 사람이 나를 볼 수도 있으니까. 예쁘고 멋진 셀카를 찍기 위한 십대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하지만 여행 중에 찍은 셀카를 SNS에 올리거나 해변 의자에 누워 발끝을 찍은 사진을 자랑하며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는 재미에 비하면 그 정도 노력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 일생일대 최고의 사진, 인생짤을 찍기 위해 목숨을 거는 십대들도 있다. 궁극의 셀카를 찍으려다 고압전선을 밟기도 하고, 고층 빌딩 옥상이나 심지어 맹수 앞에서 셀카를 찍으려는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셀카봉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대체 셀카가 뭐길래?

누구냐, 넌?
셀카를 뜻하는 말 ‘셀피(Selfie)’는 2013년 옥스포드 사전이 꼽은 올해의 영어 단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셀카의 매력은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스스로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셀카는 SNS 프로필에 올리는 사진이자 인터넷 공간의 나이기에 꾸밀 수 있는 한 최대한 꾸민다.
‘상상적 청중’이라는 말이 있다. 청소년들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한다는 것! 십대들은 교실에 들어가거나 버스에 탈 때 패스트푸드점에 가거나 예배당에 들어갈 때, 자신을 보고 있는 수많은 상상 속의 청중들을 의식한다. 그래서 자신을 보고 있는 청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외모를 가꾸는 일에 열심을 다하는 것이다. 그렇게 예쁘게 가꾼 모습을 찍은 사진은 당연히 예쁘게 나와야 하고, 당연히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십대들에게 셀카는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내 모습을 연출하고 가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작업이다. 수백 장 중에서 고르고 고른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꾸면서 우리는 생각한다. ‘근데, 이거 나 맞아?’

셀카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
스마트폰 카메라를 바라보며 앞머리를 손으로 빗어 가며 셀카 놀이에 열중인 십대들의 모습 속에는, 실제 내 모습보다 더 예쁘고 더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엿보인다. 조금이라도 더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셀카를 찍고 또 찍지만…. “헐! 내가 이렇게 뚱뚱해? 내 얼굴이 이렇게 커? 내 다리가 이렇게 짧아?” 수없이 사진을 찍고 맘에 들지 않는 사진을 지우기를 반복하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아름다움을 다 알지 못한다.
십대들은 알고 있을까?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의 참모습은 어플로 보정한 사진보다 훨씬 환상적이고 러블리하다는 것을! 우리 꼭 기억하자. 하나님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얼짱 각도로 찍은 셀카보다 훨씬 더 예쁘다는 사실을. 키작남 삭개오도, 바람둥이 삼손도, 변덕쟁이 베드로도, 따돌림당하던 중풍병자도, 사람들에게는 비호감이었던 그들 모두가 하나님의 눈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분의 백성들이었다는 사실을.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습 3:17) 하신 하나님 말씀처럼, 우리를 만드신 그분의 눈에는 우리 모두가 사랑스럽기 한이 없는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나님께서도 심쿵?!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1년 365일, 매일매일의 순간들, 하루하루 우리가 살아가는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순간 포착하시는 분이 계심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렇다. 하나님께서 찍으시는 사진들이 있다. 올 한 해에는 연출이 불가능하고 후보정은 더더욱 불가능한 하늘나라 사진기에 굴욕의 순간들이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의 사진에 영원한 기록으로 남는 우리의 푸른 십대가 하나님께서 꺼내 보시고 심쿵하실 만한 멋진 작품이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 하나님 앞에서 하나~ 둘~ 셋~ 치즈~!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