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ven hundred Silver 은 천백 냥
에브라임 지파에 ‘미가’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미가는 어머니의 은돈 천백 냥을 몰래 훔쳤다. 어머니는 도둑이 든 줄 알고 저주했다. 그 저주를 들은 미가는 뜨끔해서 얼마 후 그 돈을 어머니께 다시 돌려 드렸다. 그러자 어머니는 자신이 퍼부었던 저주가 아들에게 임할까 봐 은을 하나님께 바치기로 마음먹었다. 그 방식은 어이없게도 그 은으로 우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미가나 그의 어머니나 제대로 된 믿음이 없었던 것이다. 미가의 어머니는 목상을 조각하고, 은을 입혔다. 미가는 집 신당에 멋진 은 신상을 모시게 됐다.
미가 시대는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해방된 지 100년이 넘은 때다. 이미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셨고, 율법의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다른 신(神)을 섬기거나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미가와 어머니는 개념 없이 우상을 만들었다.

Priest 제사장
미가는 자기 집 신당의 제사장으로 한 아들을 세웠다. 어머니와 자신에 이어 아들까지도 열심히 우상을 섬기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전통적으로 제사장은 레위 지파만 하도록 정해져 있었는데, 미가는 아무 생각 없이 아들을 제사장으로 세웠고 그에게 제사장들이 입는 옷인 에봇과 드라빔이라는 우상도 만들어 줬다. 그는 아예 자신의 집을 우상 숭배하는 신전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던 중 한 레위 청년이 미가의 집 주변을 배회하자, 미가는 제대로 된 제사장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청년에게 자신의 집 제사장이 되면 옷과 먹을 것, 월급도 두둑하게 주겠다고 했다. 무개념 미가와 무개념 레위인이 만난 순간이다. 미가는 레위 제사장까지 세우고 구색을 갖췄으니 하나님께서 틀림없이 자신에게 복을 주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Emergence 출현
은으로 우상도 만들고 제사장까지 고용한 걸 보면, 미가의 집은 꽤 부유했던 것 같다. 그런 미가의 집에 단 지파 사람 다섯 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단 지파에서 뽑은 정탐꾼들로, 단 지파가 차지할 땅을 정탐하고 다니다가 에브라임에 있는 미가의 집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레위 청년을 알아봤다. 타지방 사람의 억양 때문이었다. 정탐꾼들은 레위 청년에게서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미가의 집을 떠났다.
정탐을 모두 마치고 원래 거주지로 돌아간 그들은 자신의 지파에 미가의 이야기를 전했다. 얼마 후, 단 지파 사람들은 정탐꾼들이 말했던 미가의 집에 가서 신당에 있는 은 도금 목상과 에봇, 드라빔 신상을 강탈했다. 그리고 레위 청년까지 함께 데리고 나오는데, 그는 한 집안의 제사장보다 한 지파의 제사장이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미가는 아무 소리 못하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Continue 지속
이 사건들은 개념 없는 미가로부터 시작된 일이지만, 이는 미가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었다. 레위 청년과 단 지파 사람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무개념이 어느 정도였는지 볼 수 있다. 단 지파 사람들은 정탐했던 라이스 지방에 도착해, 평화롭게 사는 그곳 사람들을 죽이고 성을 불살랐다. 그리고 성을 다시 구축하고 신당을 만들었다. 거기에 미가의 집에서 강탈한 신상을 세우고, 함께 온 레위 청년을 제사장으로 세웠다. 그 신상을 섬기는 일은 단 지파 대대로 지속됐고 제사장도 대대로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대대로 섬긴 제사장 중에는 모세의 손자와 그의 자손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율법을 전해 준 모세의 집안마저도 결국 이렇게 된 것이다. 사사 시대뿐만 아니라 모든 시대에 걸쳐 자기 위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늘 있어 왔다. 그러나 그 영향은 한 사람, 한 가족에게만 미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지나면서 많은 사람에게 암세포처럼 확산돼 갈 수도 있다.Q

미가(Micah)
국적  이스라엘
출신  에브라임 지파
거주지  사해 바다 서쪽. 위에는 므낫세 지파, 아래에는 단 지파와 맞닿음
시대  사사 시대(주전 1350년 경). 삼손 이야기 다음에 나오지만 삼손보다 300여 년 이전으로 봄
장점  복 받기에 힘씀
단점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함
동명이인  미가 선지자(주전 700년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