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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네 줄의 현, 무채색 악보를 화려하게 직조하다

2024년 02월 <이수영 기자>

조용하고 어둑한 무대 위, 한 줄기 조명이 누군가를 밝게 비추고 있어. 모두 숨죽이고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지. 천천히 팔을 올려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름다운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워. 마치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야. 우아하고 화려하게만 보이는 저 순간을 완성하기 위해 연주자가 쏟아부었을 노력은 상상 이상일 거야. 음악적 영감뿐 아니라 세상 모든 직업인의 덕목인 노력과 끈기가 바로 저 연주자의 오늘이란다. 김지용 바이올리니스트 역시 오랜 기다림과 노력 끝에 네 줄의 현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직조하게 됐어. 그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볼까?



Q. 바이올리니스트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독일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예중과 예고, 음대를 마치고 독일로 유학 와 공부를 계속하며, 헤센 주립 비스바덴 오케스트라에서 제1 바이올린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기악곡을 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발레나 오페라 같은 무대 공연작 위주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있어요.

제가 속한 오케스트라는 오페라 극장에 소속돼 있어서, 주로 오페라를 연주해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피가로의 결혼”, 비제의 “카르멘” 등은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친구들도 익히 들어 봤을 거예요. 한편 오페라 극장의 무대 아래쪽에는 ‘오케스트라 피트’(orchestra pit)라는 무대 바닥보다 낮게 내려앉은 공간이 있어요. 우리는 관객이 배우의 무대 연기와 노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곳에 숨어서 연주하죠.


Q. 어떤 계기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됐나요?

어머니께서 피아노를 전공하셔서 클래식 음악에 익숙했어요. 일곱 살에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했는데 선생님께서 재능이 있다고 격려해 주셨고, 저 역시 재미를 느껴 열두 살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됐어요. 사실 연습하기 싫거나 소리가 잘 안 나오는 날에는 ‘내가 과연 바이올린을 평생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흔들릴 때도 많았어요. 그런 날에는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끊임없이 기도하고 연습하며 때론 방황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이 길이 내게 허락하신 길이라는 단단한 확신을 주셨죠.


Q. 지금까지 경험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나눠 주세요~

때에 따라 제게 가장 필요한 선생님을 허락해 주셨어요. 특히 지금 박사 과정을 밟으며 사사하는 교수님은 제가 롤 모델로 삼을 정도로 존경하는 분이세요. 음악계에서는 보통 어떤 교수님께 배우는지가 어떤 학교를 다녔는지보다 훨씬 중요하죠. 돌아보면 ‘지금까지 가르침을 받은 선생님들은 다 그때 꼭 배워야 하는 가르침을 주셨던 분들이었구나’를 진심으로 고백할 수 있는 분들이셨어요.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죠.

사실 한국에서 대학교에 다닐 때까지도 바이올린에 대한 회의감이 수시로 찾아왔어요. 늘 그랬듯 하나님께 기도했죠. 열두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정도 악기를 쉬었어요. 저는 대중음악에도 관심이 많아서 쉬는 동안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을 소개받아 레슨을 받고, 그분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었죠.

그런데 두 달 동안 대중음악을 배우면서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기도한 결과, 하나님께서는 바이올린에 대해 전에 없던 확신을 주셨어요. 정말 짓궂은 하나님이시죠. 그만두려고 악기를 쉬었더니 오히려 확신을 주시더라고요. 악기 전공자가 두 달이나 악기를 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제게 있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흔들리는 저를 붙잡아 주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세밀히 인도하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보람될 때와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보람될 때는 제 연주를 듣고 관중이 음악에 압도돼 감동받고 찬사를 보낼 때예요. 매번 연주해도 절대 질리지 않는, 질릴 수도 없는 순간이죠.

힘들 때는 오디션에서 실패할 때죠. 음악가는 평단과 대중에 나를 드러내며 어필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오디션과 콩쿠르의 끝없는 연속이에요. 게다가 지금은 박사 과정까지 밟다 보니 치러야 하는 시험과 제출해야 하는 결과물이 더 많아요. 국내외를 망라한 각종 콩쿠르와 제가 연주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기 위한 오디션에 지원해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많이 좌절되죠.


Q. 음악가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그럼에도 언제나 음악과 함께한다는 것은 큰 장점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 음악을 듣지만, 음악가는 일할 때도 늘 음악과 함께하죠. 특히 클래식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과 호흡해 오며 유지, 발전돼 왔어요. 또한 같은 음악이라도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모두 다르게 표현되죠. 희로애락을 연주에 담아 내며 내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어렵고도 즐거우며, 힘들고도 감사한 일이에요.

그러나 소리 하나조차 헛되이 내지 않도록 노력하다 보니, 다소 예민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오케스트라처럼 협연하는 일도 많아,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음색과 음정, 타이밍을 동시에 맞춰 가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협업이 어려운 성격이라면 힘들 수 있죠. 나 하나 때문에 전체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곤란하니까요.


Q.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요?

기본적인 음감과 재능, 그리고 무엇보다 끈기가 필요하죠. 음악가는 항상 악기와 함께 살아가요. 연습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평생 반복하는 연습을 견딜 끈기가 필요해요. 그리고 앙상블을 위해서는 내 소리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의 소리 또한 잘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해요. 연주 중에는모든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어야 하기에, 상당한 집중력도 요구되고요.


Q. 바이올리니스트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바이올린은 가장 화려한 연주를 하는 악기 중 하나예요. 그만큼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지루하지 않게 무대를 즐길 수 있죠. 바이올린은 솔로 연주는 물론 각종 관현악곡에서도 항상 멜로디를 담당하기 때문에, 내 음악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또한 바이올린은 현악기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 수를 자랑해요. 그래서 다양한 시대의 수많은 곡을 공부할 수 있답니다.


Q. 앞으로의 사명과 비전을 나눠 주세요~

저는 당분간 독일에서의 삶을 계획하고 있어요. 종교개혁의 발현지이지만, 지금은 기독교가 쇠퇴한 이곳에서 하나님과 친밀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거예요. 그래서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Violinist

바이올리니스트

하는 일

주로 고전 음악과 악보를 연구하며, 독주 또는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악기를 연주함

업무 수행 능력

창의력, 집중력, 표현력, 청력 등

되는 길 

관련 전공을 이수하고 콩쿠르와 오디션을 통해 경력을 쌓을 수 있음

지식

예술, 역사, 외국어, 철학 등

관련 학과

관현악과, 기악과, 음악과 등


Vol.135 202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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